뜬금 없는 꿈..
000
드넓은 목욕탕..
곳곳에 사람들이 열심히 때를 미는 중..
저쪽 한 켠에 덩치 큰 남자가 홀로 부지런히 때를 미는 듯..
얼핏 보니 시진핑 중국 대통령..
그 뒤로도 곳곳에 사람들의 실루엣.. 다들 열심히 때를 민다.
나는 마치 일반 목욕탕들이 냉탕은 별도로 한 쪽에 놓여져 있는 것과 같은 구조의 길다란 욕탕 이쪽 한 켠 에 있었고
길다란 탕의 물은 물론 따듯했으며
실내는 더운 수증기로 가득차 있어 희뿌연 정도였고
그 더운 수증기 구름 아래에서 시진핑 대통령은 특유의 표정으로 목 주변 부터 때를 밀고 있는 장면이 보이는
그런 위치였다.
무언가를 발견했는데, 분사 장치가 달린 작은 로켓 모델..
이런 것이 왜 여기에 있는가...라고 고려하지도 않은 채,
엔진을 점화시키자 길다란 온수 욕탕 위에서 분사구에서 맹렬히 불을 뿜으며 수면 위를 빠른 보터 보트 처럼 주르륵 나가더니
맞은 편 벽면에 부딪혀 튕겨져 멈춰 서고 만다.
길다란 욕탕의 더운 물들을 가로질러 맞은편으로 다가가
로켓 엔진 불을 끄고 옆 쪽의 물건들이 놓여진 테이블 위로 놓았는데,
다 식었을 줄 알았는데, 하필이면 하얀색 랩탑 위에 두었더니 여전히 분사구 쪽은 뜨거웠는지,
랩탑의 커버가 녹아 내부 장치가 드러날 지경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회로 기판 구조가 아무리 보아도 지구의 것이 아니었다.
미세한 정교함이 아주 놀라운 수준의 입체 기판은 마치 빛이 아는 은덩어리가 매우 정교하게 조각이 된 것 같은..
다가간 맞은 편 벽면은 가로막힌 구조가 아닌 거대한 투명 유리창 구조..
흠~ 하고 드러난 외계유형의 회로기판을 내려다 보다가 고개를 들어 창 밖 상공으로 펼쳐진 푸르디 푸른 하늘의 장면들
글램핑 하는 이들이 서로 줄이 엉킬 뻔 한 장면들..그러나 이내 풀어 지고
푸른 하늘 아래로는 아열대 기후의 바닷가 백사장과 같았는데,
많은 이들이 해변에서 비키니 및 수영복 차림으로 해변을 거닐거나 바다를 향해 바라 보고 있었다..
창 안쪽의 한 켠에서 조용히 앉아 홀로 묵묵하게 때를 밀고 있는 하얀 남성이 옆에 있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특유의 온화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순간...
장면이 바뀌고 그는 나의 등 뒤쪽에 앉아 나의 등 및 곳곳의 때를 밀어 준다.
돌돌 말린 나의 때들을 보았다.. (* 조만간 목욕탕을 가야지... 라고 몇일 전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때를 밀어준 고마움에 보답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그에게 말했다.
' 대통령님 이번에는 제가 밀어 드리겠습니다.'
빙긋이 웃는 푸틴..
순간 장면이 바뀌고 나는 그의 등을 밀어 주기 시작하였다..
그는 넓은 타월이 양 다리의 허벅지 위로 지나가도록 걸쳐져 좌우로 조금 늘어져 있을 만큼 걸친 모습도 보였다.
꿈이란, 가끔은 자신 스스로가
자신과 출연자를 카메라 마냥 관찰하는 의식적 시각으로 바라 보는 위치에 놓이기도 하는 특징이 있듯이..
아직도 푸틴의 어깨와 등의 허연 살결 촉감이 생생하다..
그리 때가 나올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그런 허연 노익장의 살결..
복잡한 외교 군사 현안들로 늘 의식이 집중된 굳은 표정인 대통령의 욕탕 미소는
지극히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카메라의 시각이 달라지며
저 맞은편 한 켠을 보니, 시진핑 대통은 여전히 이쪽 저쪽 느릿느릿 느긋하게 때를 밀고 있었다.
목욕탕은 꽤 넓었고 습하지 않은 더운 온기로 채워져 있었으며
실내에는 하얀 수증기들이 가득차 있었지만
시주석 그의 뒷 편 저쪽 너머로 많은 이들이 밀집하여
옹기종기들 앉아 부지런히들 각자의 때를 밀고 있었다..
꿈속 느낌 상 모두 세계 여러 나라들의 국가 원수급들의 인물들은 아니었을까 싶다..
..
목욕탕의 거대한 창 밖 해변가와 푸른 하늘의 전경도 특이하다..
사람들은 모두 참된 기쁨과 자유로움으로 가득차 보였고, 그 어디에도
구김살이나 반 평화적 요소들은 존재하지 않는 장면들..
이쪽 창 안에서 바라다 본 대기의 푸른름이란 구름 한 점 없는, 마치..
일본 홋카이도 내륙 자연지역 한 가운데에서
태양이 가장 환하게 자리 잡고 있는 시점에 볼 수 있는 완전하고 농밀한 푸른 대기의 색상 그 자체였다.
청명함의 끝을 보는 듯한 푸른 대기.. (할렐루야)
푸틴 대통과 주거니 받거니 이쪽에서 두 사람을 비추는 카메라의 방향에서
나는 그렇게 서로 때를 밀어 주는 장면을 바라 보는 위치에서
이제는 내가 밀어 주는 두 사람을 바라 보며
꿈에서
깨었다..
아무 생각 없이 구매 할 물품이나 메모로 남기는 무료한 일상 중의
실로 뜬금 없는..
불과 한 시간 반 전 즈음의 꿈..